미산약수교에서 내려서 들머리까지 대략 1km정도 아스팔트길을 걷다가
한니동 계곡으로 들어갑니다.
한늬동계곡을 몇번을 건너고.
조금씩 힘든 고갯길을 올라갑니다.
처음오신 두분...
그런데 잠시 사진도 찍다보니
시야에서 사라졌습니다.
앞서 올라간것으로 생각하고 (사진처럼 앞에 이었기에)
안심하고 올라갑니다.
4km 지점쯤 부터
시작되는 급경사구간
눈도 있어 더 힘겨운 구간...
윗 남자분이 땀을 뻘뻘 흘리며 간신히 올라갑니다.
초입에선 보이지 않던 눈이 보이기 시작하고
급경사의 힘겨운 싸움이 시작됩니다.
조금 아쉽지만 상고대도 보이고...
그런대로 멋지네요~~^
깃대봉 정상에 주억봉 방향
서쪽방향의 산그리메가 환상적입니다.~
날씨도 비교적 포근해서 산행하긴 좋습니다.
간단히 간식을 먹고 출발하려는데..
앞서 간줄 알았던 그 두분이
아직 올라오지 않았다는걸 알았습니다.
저 뒤에 계신 모든분이 떠나도록..
40여분쯤 지났을때 간신히 두분이 올라옵니다
두분중 한분이 이미 지쳐있는 상태..
되돌아 내려갈 수 도 없는 상황이었고
아직 초반이라 일단 진행을 해보기로 합니다.
버스 출발시간을 계산해보니 아슬아슬 합니다.~ㅠㅠ
남자분들이고 여름같으면 일몰시간도 여유가 있어
큰 걱정이 안되는데...
겨울이에 여자분들을 그냥 두고 올 수 는 없는일...
하산까지 걱정 넘치는 길고긴 시간이 되고맙니다~
눈꽃은 만발하지 않았는데.
하늘이 너무 맑아서 산그리메도 좋고
설악산 점봉산도 가깝게 선명하게 조망 됩니다.
그런데
완만하게 생각되었던 능선길의 경사도가 그리 만만치 않습니다.
두분중 한분은 쌩쌩한데...한분은 점점 힘이 떨어져 갑니다.
이미 예정된 하산시간에 하산이 힘든 상태.
본인도 이를 악물고 걸음을 재촉하고
베낭속 짐도 덜어주고...자주 쉬게 해주지만.
한번 떨어진 체력은 회복이 어렵습니다.
그래도 정상석을 만나니 안심
이곳까지 어찌 왔는지..
이제 .하산길은 급경사인데
발가락 고통까지 호소하면서
걱정이 태산같습니다~ㅠㅠ
갈림길로 내려서면서...
급격하게 어둠이 찾아오고..기온도 떨어집니다.
저체온증까지 걱정이 되고
겨울 미끄러운길이 더욱 힘들게 합니다.
비상용으로 가지고간 렌턴과
핸드폰 플래시에 의지하며
하산까지 두시간
몇번을 넘어지고..
고통을 참아가며 걷는 모습을 보니
제가 다 아파옵니다.
베낭을 대신 짊어지니 제 어깨도 묵직..
그나마 날씨가 춥지 않은게 다행입니다.
한걸음 걸을때마다 열번을 죄송하다 합니다.
==
산에서 만나는 사람은 다 좋을줄 알았습니다.
개별적으로 온 4분이 계셨는데
시작부터 같이 하게되고
앞서거니 뒷서거니 사진도 찍어주고
얘기도 나누고 하며 산행을 했는데
이분들도 한사람 빼고 나머지는 거의
저희와 얼마 떨어지지 않게 하산을 하더군요.
5시가 넘어가면서 숲속은 완전히 어두워졌습니다.
임도를 만났을때
그분들은 들머리에 세워놓은 차로 가기위해
택시를 콜했는지 마침 택시가 도착을 하더군요.
대형주차장까지는 20분정도 더 걸어야 하는상황이라
사정을 얘기하고 환자 한분만 주차장까지 데려다 줄수없나 부탁하니
네명이 타면 자리가 없어요 하며 거절 하더군요.
다 저같지 않나봅니다.ㅎㅎ
차가 떠나고 외롭게 셋이서 한참을 걸어 내려가다보니.
저 멀리 회원 한분이 걸어올라오십니다.
걱정이 되어서 오신듯...
가방부터 받아주고...걱정말고 천천히 내려가자고 합니다.
차에서 묵묵히 한시간 반을 기다리시던 회원님들도
박수로 맞아주십니다.
힘겨운 산행이었지만..
나도 누군가에게 도움이 되었다는 것
좋은 경험이고 큰 배움의 시간이 되기도 했습니다.
무엇보다 본인들에겐 잊을 수 없는 하루가 되었겠지요
그분들 이름도 모르고 처음 오신 분들이었지만
누구도 산에서 어려운 상황에 닥칠 수 있겠지요.
내가 그 상황에 빠졌을때 아무도 손을 내밀지 않는다면
얼마나 혼란스러울까..
절대로 자연에 겸손해야 함을 절실히 깨달았던 하루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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