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람부는 날

덕유산 종주 일출,상고대

놀 부 2011. 11. 15. 10:10

 

 

덕유산은

교통편이 좋지도 않고

갈 기회가 없어서 고민중이었지요

 

 Nikos Ignatiadis - September In Paris

 

 

 

뉴스에

산불방지로 한달여 폐쇄가 된다고해서

 

부랴부랴 산악회 검색을 하고

덕유산에 가는 산악회에

협조를 구해서 가는길만 동승을 하기로하고 출발합니다.

 

 

영각사-남덕유산-삿갓재대피소(1박)-무룡산-동업령-중봉-향적봉-백련사-삼공리 (26-27Km)

 

 

산악회분들과 오르막을 함께 했습니다.

 따라갔던 영각사..내부

길이없어 다시 내려와 올라가야 했습니다.

 

날씨가 극히 좋지 않은데다가

초입부터 너덜지대로 힘도 들고

그냥 앞만보고 올라갑니다.

 

 

11:40 영각통제소 통과하면서,..

 

 

체력이 달립니다...ㅠㅠ

점심도 먹고 자주 쉬었지만..

 

어느시점부턴 이런 계단이 이어지고

 

 

몇번의 철계단 고개를 넘고

그 넘어 남덕유산 정상까지 가는 길은

심장이 터질것만 같습니다.

 

갑작스레 출발하게되면서

산악회 섭외부터 이것저것 급히 준비하느라

잠도 설친탓에

피로가 더 합니다.

 

 

오후 2:20분 남덕유산에 올라섭니다.

 

바람이 ....장난이 아닙니다.

날이 흐릴거라고 했는데..

여차하면 뭐라도 내릴기세..

 

 

3시30분

월성치를 지나 삿갓봉 가는길

 

월성치에서 산악회분들과 헤어지고

저 혼자 삿갓재로 향해 갑니다.

 

날은 점점 사나워지면서

삿갓재까지 아무도 마주치지 않았네요

 

 

정말 아무도 없는 산속의

호젓함과 외로움이

동시에 느껴지는 이상 야릇한 기분이란...

 

아직 삿갓재는 멀기만 합니다.

 

점점 험악해지는 날씨탓에

삿갓봉을 지나면서

기대했던 일몰을 포기하고

삿갓재로 달립니다.

 

 

4:45 삿갓재에 도착해서

하늘을 보니..

언제 그랬었지???

느닷없이 하늘이 열립니다.

 

저 앞산에 가려 일몰을 보기는 힘들고..

아쉬운대로 대피소 뒷편 언덕으로 올라가 봅니다.

 

 

5:20분

 

저리 아름다운것을...

 

삿갓봉에서 봤으면 얼마나 황홀했을지..

입맛만 다십니다.

 

자연은 정말 알 수 없습니다.

 

대피소엔 부부한팀.친구 한팀.

그리고 저 처럼 혼자온 한분..

그렇게 여섯사람이 널널하게

하룻밤을 보내게 되었습니다.

 

서로 얘기도 해야하는데

 

피곤이 몰려오고

저녁을 먹는둥 마는둥

잠시 엎드려있다가

별이나 볼까....한다는게...

깨어보니 새벽.. 5시30분 ㅋ

 

무룡산 일출을 보려면

한시간전에 출발해야 한다고 해서

 

밖에 나가보니..

이건 지구상의 날씨가 아닙니다.

폭풍도 그런 폭풍이 있을까 싶을정도로

사람들 모두 일출을 포기합니다.

 

간단히 아침을 먹고나니..

6:20분...출발하려는데

 

그런데 갑자기 하늘이 맑아지기 시작하고

먼곳의 여명이 심상치 않습니다.

 

일단 급히 서두릅니다.

 

대피소 1.2Km  지점

07:02

 

베낭을 내던지고 언덕으로 올라가니..

 이제 막 일출이 시작되고 있습니다.

늦게라도 출발한 보람이 있나 봅니다.

 

조금전까지의 폭풍은 뭐였다는건지..ㅎㅎ

혼이 빠지도록 바라봅니다.

 

 

갑자기 구름이 몰아치더니

이런색깔을..

덜컥 겁도 납니다.~^^

 

그러다가 다시 이렇게..

손도 시렵고..

땅엔 얼음이 얼기도 합니다.

 

그래도 이런 황홀함은 언제 다시 볼지 모르기에..

수십장을 찍어봅니다.

 

반대편으론 아직 지지않은 달도..

함께 일출을 보고 있습니다.

 

무룡산 오르막길...

 

07:46

무룡산 정상

제 뒷쪽으로는

 

일출의 행복이 가시기전에

이번엔

솜털같은 운해가 감탄사를 쏟아지게 합니다.

바람이 종잡을 수 없이

거세었다...잠잠했다를 하는통에

옷을 입었다 벗었다..ㅋㅋㅋ

 

 지금까지 걸어온 남덕유산 방향

말동무라도 있으면 커피한잔 마시면 좋겠는데..

베낭을 열었다가..그냥 접습니다.

그리고 중봉으로 가야할 방향...

간밤에 내린 이슬이 얼어붙으면서

환상적인 모습을 보여줍니다.

 

상고대속으로 들어갑니다

 

 눈이라도 내린듯

조금전과 이렇게 다른 세상을 연출합니다.

 

햇빛이 들지않은 지역은 상고대가

 

 

 저 멀리 끝자락 남덕유산 정상이 보입니다.

 

중봉으로 오르면서 다시 가을날씨로 변합니다.

 

중봉에 와서야 향적봉에서 오는 사람들을

만나게됩니다.

반갑기도 했지만..

평화로움이 깨지는 순간이기도 하지요  

 

 11:45

향적봉 대피소

 

 향적봉에도 올라봅니다.

대피소로 돌아와

남은 음식 모두 넣고 끓여먹고,...

삼공리로 하산합니다.

 

 13:50 백련사

14:50 삼공리 주차장

 

꼭 해보고 싶던 덕유산을 마치고 내려오니

시원섭섭 합니다.

 

"가을의 한때는 이렇게 가고

이제 겨울이 오면

또 다른 세상을 꿈꾸어 보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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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곳 주차장에서 서울로 바로가는 버스가

하루에 한번...

 

그래서 부랴부랴 내려왔는데

이미 떠났더군요 ㅠㅠ

 

덕유산은 교통편이 그리 만만하지 않습니다.

삼공리에서 대전으로가서 서울행 버스를 타야 했습니다.